화상 입은 지 5일째다. 첫날은 화기 빼느라 화상연고만 연신 발라댔고, 둘째, 셋째 날은 약도 안 바르고 방치했다. 자다 긁어 물집이 터지는 바람에 염증이 생겼다. 화상 부위가 넓게 퍼지면서 거뭇거뭇 변하더니, 그제부터 미친 듯이 가렵다. 가려워도 물집이 터질까 봐 시원하게 긁지도 못한다. 괜스레 손끝으로 가려운 부위 근처만 비벼볼 뿐.
사실은 화상 입은 다음 날, 남편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하면서 약 바를 생각을 아예 못 했다. 무슨 정신에 글은 썼으며, 댓글에 답을 했는지... 내 몸 하나 건사 못하면서 말이다. 아니다. 글을 썼기에 마음에 짐을 덜 수 있었다 해야 하나.
어쨌거나, 어제 갑자기 서랍 안에 고이 모셔둔 마데카솔과 조아덤이 생각났다. 소독약으로 잘 소독하고, 마데카솔을 바르고 조아덤을 붙였으니, 잘 붙을 리가 있나. 떨어질까 봐 몸에 붙는 긴팔을 입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2/3는 도망가고 없다. 사고 치고 나서야 사용법을 봤다. 조아덤은 연고랑 같이 사용하는 게 아니었다. 게다가 화상에 사용하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야매로 하지 말라는 짓을 두 개를 연달아서 했다. 2018년 4월 27일 제조된 아이다. 사용기한 36개월인데, 벌써 2023년 6월 중순. 사용기한 2년이 훌쩍 넘었다. 대충 연고 바르고, 사용기한 지난 조아덤을 붙이고 잤는데, 신기하게도 화상 부위가 색깔이 옅어지고 작아졌다. 뭐라도 하면 나아지나 보다.
아마존으로 "duoderm"을 주문했다. 내일 배송된다니까 5년 된 이 친구는 이제 보내줘야겠다.
(아! 겁나 비싸!!!)
참고로 derm은 진피, 피부라는 뜻이다. 조아제약에서 만들어서 이름을 조아덤이라 지었나 보다. 덤으로 뭘 더 주나? 덤으로 아픈 상처 낫게 한다는 의미도 넣고 싶은 건가?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마음에 난 상처도 붙이기만 하면 그 진물을 다 흡수해서 흉터 없이! 상처 없이! 삭~ 사라지게 해주는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