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플래그에서

3) 이게 뭐야?

by 꼬솜


아침부터 보슬비다. 검색해 보니 비가 와도 개장, 날씨가 맑아지는 대로 롤러코스터 재가동, 날씨로 인한 환급은 없다고 적혔다. 어차피 환급도 안 되고, 비도 그리 많이 오지 않아서 에버랜드처럼 사람이 몰릴까 봐 서둘렀다. 10시 반 개장인데 8시 55분에 리프트를 탔다. 까마귀, 거위는 줄기차게 울어대고 빗방울은 점점 거세졌다.


이제 개장 10분 전, 아직도 이용객은 우리 말고 없다. 저 멀리서 직원이 우리 쪽으로 온다. 구석에 있어서 우리를 못 봤단다. 오늘은 열지 않으니 돌아가라고 했다. 이번 여행 목적이 그 말과 함께 사라졌다. 환급 불가라 했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물어봤다. 다행히 환급해 준다는 확약을 받고 예약번호를 알려줬다.


여기까지 왔는데, 숙소에서 휴대전화기나 보고 있을 수 없기에, 다시 노스 할리우드행 리프트를 불렀다. 안개가 끼고 폭우가 쏟아지는데 이 아저씨 시속 113km로 달린다. 지하철역에 도착했고, 이제 레드라인을 타고 윌셔/버몬트역에서 퍼플라인으로 갈아타서 윌셔/웨스턴에서 내리면 코리아타운이다. 승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이 와서 바로 탔다. 그런데 퍼플라인이 아니라 레드라인!


아까 왔던 길 다시 돌아가야 한다. 식스 플래그에서부터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데 그 어디에도 화장실이 없었다. 지하철을 잘 못 탄 김에 우산도 살 겸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뜨악! 완전 더! 럽!!! 그러나 어찌하리오! 해내야지! 우산은 없어서 못 사고 몬스터(에너지 음료)가 “2 for 5”라길래 하나만 보면 손해란 생각에 필요도 없는 몬스터를 두 개나 샀다.


윌셔/ 버몬트에서 우리 같은 길치를 만났다. 걔들은 레드라인을 타고 할리우드로 가야 하는데 코리아타운으로 가는 퍼플라인을 탔다. 한 승차장에서 다른 라인 지하철이 들어오고 지하철 자체 색깔 구분도 없으니 이용자는 헛갈릴 수밖에…


H 마트가 있는 몰에 드디어 도착했다. 어제 한번 왔다고 그새 반갑다. 짬뽕, 짜장 먹는데 웃음이 새에 나왔다.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법! 붕어빵이랑 아이스크림 클리어!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예매하고 중고서점에 책을 보러 갔다. 미국 와서 책과 한참 멀어진 강호도 책을 사겠다고 나선다. 집어 든 책이 “연개소문”이다. “강호야 이 책 왜 사려고?” “응! 필시체가 예뻐서” 필시체라… ‘혹 필체를 말하는 건가?’ 5학년을 마치고 왔는데도 뜬금없이 한국말을 이상하게 한다.


영화 볼 땐 팝콘을 먹어줘야 한다며 강호가 사람 몸통만 한 팝콘을 사 왔다. 이틀간, 만 칼로리는 가뿐히 채웠을 듯하다. 그새 또 출출한지 강호가 “정육점”이란 식당에 가잔다. 캬… 고급져 보이긴 했는데, 이리 비쌀 줄이야. 한 끼 밥값으로 230달러를 썼다.


하루 종일 그치지 않는 비, 우산 사러 마트와 다이소에 갔는데 안 판다! 노스 할리우드에 도착해서 리프트를 기다렸다. 첫 번째 부른 리프트는 기사가 취소했다. 다시 불렀다. 중국인처럼 보였는데, 북쪽으로 가지 않는다며 내리란다. ‘이게… 뭔 경우야?’ 말로만 듣던 승차 거부다. 다시 불렀다. 이번엔 인도 아저씨처럼 보였다. 차에 타니까 “니하오!”라고 인사하더니 아까 기사랑 레퍼토리가 같다. 북쪽으로 안 가는데 현금을 주면 갈 수도 있단다. 괘씸해서 신고하려다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 벌써 네 번째다. 30분째 비를 맞고 있다. 9시가 넘었다. 몸은 으슬으슬 눈꺼풀은 천근만근! 다행히 맘씨 좋은 여자 기사님께서 태워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10달러를 팁으로 드렸다.




마음 챙김: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 카밀라 아이링 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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