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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서른 번째 마감

백일 쓰기 서른째 날

by 꼬솜

서른 번째 나와의 약속을 지켜낸 날, 조금 일찍 산책을 나섰다.


한낮 기온이 섭씨 45도가 웃돌다가도, 다음 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서늘해진다. 그래봐야 26~30도 사이지만, 5시 전에 나가면 일교차 때문에 한기까지 든다.


어슴푸레한 하늘, 지열이 올라오기 전, 새벽을 걸어 낼 부지런함만 있으면 신선한 공기, 이름 모를 새들의 짹짹거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콩콩콩 튀어 다니는 토끼, 발끝으로 느껴지는 생생함 오롯이 내 것이다.


자연은 있지만, 사람 없는 길을 걷고 있으면 충만함과 감사함이 차오른다. 오늘도 무사히 숨을 쉬고, 눈을 뜨고, 걸을 수 있음에.



백일 쓰기/ 서른째 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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