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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미국에서 네 번째 이사

4년 8개월 만에 이삿짐 싸기

by 꼬솜

드뎌 내일 이사. 이사할 때마다 이삿짐 싸고 풀어 정리하는 건 늘 내 몫이었다. 한국에 있을 땐 포장이사를 했으니, 그나마 수월했다. 여긴 딸랑 두 명이 와서 손수레로 일일이 나른다. 시간당 가격을 부과하기 때문에, 미리 다 포장하고 짐 나르는 걸 도와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전 살던 타운 하우스는 3층집이었는데 진짜 하나하나 손수레로 내리는 거 보면서 기절할 뻔. 창문도 현관문도 작아서 한국처럼 유리창 열고 사다리차로 휘리릭 이사 끝내는 거 생각하면 오산.


6개월 후면 결혼 20주년인데,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이 이삿짐을 쌌다. 투잡에 세작교 마감에, 새벽에 수업 듣느라 정신 못 차리고, 잠도 모자란 상황. 어제까지 짐을 1도 안 쌌으니, 마음 급해진 이 사람 드디어 움직였다.

안방 클로짓/야물딱지게 포장했네

퇴근하고 돌아오자 자기가 무지 열심히 일했다며 온갖 생색을 내시는 남편님. 그려, 잘했네. 궁둥이 팡팡 해주니 좋단다.

캣타워 2개도 분리 끝내 놓으셨고
요건 같이 -하나하나 뽁뽁이로 감싼 그릇과 컵
드뎌 빈 상부장
아... 언제 다싸??

내일 이사인데, 나는 오늘 출근해야 하고...

퇴근 후 짐정리 마저하기로!

처음으로 아들과 남편이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이사이길. 그래서 난 이리 맘이 편한가? 아직 이사준비 10프로도 안 됐는데. 어떻게든 된다는 거 알고 이러나 보다. 잘 될!


백일 쓰기/ 쉰두째 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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