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늦어서좋아 Jul 21. 2024

부자, 가난한 아빠 vs 스토리 아빠

이야기가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2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고 해서 오랜만에 읽어 보았다. 


어릴 때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부자아빠가 되어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책을 덮었다.


하지만 신기한 건 나는 나 스스로 가난한 아빠를 선택했다는 점에 있다. 나는 43살에 공무원이 되었다. 그건 부와 명예보다는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에 대한 선택이었다. 


대기업을 관두고 이민까지 실패했던 나에게 더 간절하고 소중했던 가치는 안정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직업은 공무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추구하는 것이 가난한 아빠는 당연히 아니다. 내가 원하는 아빠의 모습은 스토리가 있는 아빠다. 


자신의 삶에 있어 분명히 추구하는 가치가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아빠,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아빠를 꿈꾼다. 


부자 아빠가 당연히 좋을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사줄 수 있고, 럭셔리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며, 좋은 집에서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요새 부자아빠는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이 부를 평생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은 약간의 절망적인 상황만 와도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맛있는 것을 실컷 먹다 건강을 잃는다거나 학교 성적, 인간관계, 사랑 등 부를 가지고도 실패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부를 가지고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오던 삶에서는 작은 절망도 극복하기 어려운 순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아빠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진심 어린 공감과 조언을 해줄 수 있다. 학교에서 성적이 크게 떨어지거나 따돌림을 당했던 일, 대학 입학, 취업에 실패했던 일 등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을 겪어 본 경험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은 아이들의 삶을 풍부하게 해 줄 것이다. 뉴질랜드 하늘을 가득 채웠던 별들과 무지개 이야기, 호텔 레스토랑 주방 보조로 일했던 이야기, 상품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던 이야기 등등 진로를 선택하고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경험들을 인생의 순간순간 공유해 줄 수 있다. 


큰 딸과 가끔은 이런 얘기를 자기 전에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이 얘기를 많이 해서인지 부자아빠와 스토리아빠를 선택하라고 하면 스토리아빠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요새 딸이 간절하게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최신 아이폰인 데 이걸 바로 사줄 수 있는 바쁜 아빠보다는 자기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토리 아빠가 좋단다. 


이건 내가 의도한 질문이기 때문에 딸이 착해서 하는 대답이겠지만 이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예전의 아버지는 부와 성공을 통해 이를 아이들에게 이전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다면 현재의 아버지는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으며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것이 더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나도 아버지의 성공보다 함께 갔던 야구장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더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때 심판을 찰지게 욕하시던 아저씨는 잘 살고 계실까?



작가의 이전글 40대 다이어트를 위한 준비 운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