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 하지 말걸.....
영상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2010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제대로 된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영상 제작 교육기관을 찾아다녔고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 시장이 이렇게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많은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을요.
처음에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카메라로 찍고, 편집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이요. 마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기쁨 같았습니다. 물론 잔인한 피드백도 있었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못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았으니까요.
이 한마디의 칭찬이 제 영상 생활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 말이라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그래도 저는 잘했습니다. 하나를 맡겨도 남들보다 잘 해냈고, 영상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시받은 일은 어떻게든 끝까지 해냈습니다. 그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녀야겠다고 결심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두려웠습니다. 학교에서는 취업을 알선해 준다고 했지만, 실제적인 지원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은 학생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 저는 성장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키운 사람이 된 것이죠.
저와 같이 학교에 다녔던 친구들 대부분은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이 왜 그만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습니다.
저는 제가 누구보다 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첫 번째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월급이 적었습니다. 월 100만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영상 일은 처음에는 다 그런 것이고, 이 시장이 원래 이렇다고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처음에는 이 정도 금액을 받고 시작했습니다. 최저 임금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었고, 최저 임금도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월급을 12개월로 나눠주는 양심적인 회사도 있었지만, 제가 다니던 회사는 14개월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떻게 14개월로 나눌 수 있었을까요? 연봉이 1,400만원이라면, 월 100만원에서 4대 보험을 제외하고 지급되었습니다. 이 중 100만원은 명절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나머지 100만원은 퇴직금이라는 명목으로 책정되었습니다.
당연히 그때는 그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노동력은 계속해서 소모되었습니다. 처음 영상 프로덕션 회사에서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밤낮없이 저의 노동력은 착취되었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저는 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온갖 편법으로 영상을 만들었고, 남들과 협업하기보다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촬영 시 출연자를 사용해야 하는 부분도 자료 편집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회사에서 버텼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회사였습니다.
저의 성격 유형이 그때 고착된 것 같습니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는 모든 것을 혼자서 처리했습니다. 그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저는 성장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계속 머무는 것 같았습니다.
막상 후배들이 와도, 제 일을 하느라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보살펴줄 수가 없었습니다.
남을 보살필 수 있다는 것은 제 시간이 허락될 때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제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 채 허우적댈 뿐이었습니다.
결국 회사를 나와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었습니다. 정말 돈이 없었습니다. 주식에 빚까지 내서 500만원을 투자했는데,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실패했습니다. 그 빚과 생활비를 쓰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그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지금도 돈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다가 다른 회사에 취직했고, 그 회사에는 능력 있는 PD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배울 점이 많았고, 영상 일이 다시 재미있어졌습니다.
일이 끝나면 매일 같이 술을 마셨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아서 그 회사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나니, 또다시 '나만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항상 나 혼자만 일하는 것 같을까?' 결국 그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저의 버팀목이던 분이 나가시니, 제가 더 이상 그곳에 있을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지내던 중, 중국에서 일거리가 들어왔습니다. 예능과 드라마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연출과 편집을 담당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방송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스태프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거대한 배에 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잘 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배는 리더의 무능력으로 금방 부서졌습니다.
예능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는 더욱 처참했습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준비되지 않으면 언젠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좋은 리더는 없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훌륭한 잔소리꾼만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