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ly

명불허전 스티븐 킹!

by 늦여름

*소설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중간에 스포일러 표시 이후에는 읽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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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발췌)

■줄거리


2021년, 전국을 마비시킨 코로나의 여파가 파인더스 키퍼스 탐정 사무소까지 닥친다. 최근 어머니를 떠나보낸 데다 파트너인 피트 헌틀리마저 입원하여 휴업 중인 홀리 기브니에게 한 여성이 연락해 온다. 그녀의 의뢰는 홀연히 사라진 딸을 찾아 달라는 것. 비슷한 실종자가 더 있음을 알게 된 젊은 희생양을 노리는 범인을 추적하다가 상상치도 못한 형태의 악과 마주한다.



명불허전이라 썼지만! 명성만 익히 들어 알고 있지 스티븐 킹 소설을 내가 읽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어려서 도서관이나 책대여점에서 빌려 번역본으로 읽은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홀리는 스티븐 킹의 가장 최신작인데 여전히 왕성한 집필활동에 놀랐고, 코로나 기간의 생활상을 반영하여 글을 쓴 것에도 놀랐다.


코로나를 질병으로 보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 그런 자신의 신념에 따라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역시 이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각자의 시선들, 팔꿈치로 인사하는 모습, 코로나로 인한 사망과 병원 상황 등등이 곳곳에 녹아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특히 실용서가 아닌 소설, 그것도 추리소설에 반영되어 있어 더 생소하게 느껴졌다. 스티븐 킹이 이 책 출간 후 자신의 신념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을 향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책에 담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빼더라도, 내용 자체가 훨씬 놀라웠고, 흡입력도 대단했다. 절반 넘어가면서부터는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어떻게 된 것인지 흠뻑 빠져서 읽었다.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았기 때문에 더 놀라웠을지도 모른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을 사두고 읽지 않고 지금은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는데, 이번 책을 읽고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여기 이후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시간이 왔다 갔다 진행되고, 결국 한 날짜에서 만나도록 서술되어 있다.


현재 시점, 한 여성이 자신의 딸을 찾아달라고 파인더스 키퍼스 사무실을 찾아 홀리라는 사립탐정에게 일을 의뢰한다.


과거 시점, 정년이 지난 부부 교수가 자신이 아는 사람을 납치하고 굶긴 뒤 생간을 먹이고 죽인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몇 년 에 한 번씩 실종된다. 결국 최근 실종된 여성도 그 부부의 희생양인 것으로 밝혀진다. 하지만 그 이유는 드러나지 않아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뒤로 가면서 그 이유가 밝혀지는데 정말 끔찍하게도 이들은 사람을 죽여서 그들을 먹는다........


남편은 주변에서도 괴짜라는 평이 많았고, 마찬가지로 부인도 성격이 괴팍하고 잘 어울리지 못해 평판이 좋지 않았지만 설마 하니 그런 일을 저지를 것이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소설 속 사람들도 독자도).


이들의 이런 기상천외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의 이유는 자신들의 건강한 여생을 인육이 보장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며 몸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을 여러 영양소가 풍부한 사람의 장기를 먹어(쓰면서도 너무 괴로운 말...) 해결하겠다는 믿음. 하지만 그들은 이 믿음에 사로잡혀 자신들은 점점 아프고 여느 나이 든 사람처럼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계속해서 살육을 저질렀다.


결국 홀리의 추적에 꼬리가 밟혀 이 기행은 더 이상 막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극악무도할 정도로 잔인하게 희생된 이들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


이 노부부와 대조되는 인물로 100살이 다 된 작가가 등장한다. 시인 지망생에게 멘토 역할을 하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활을 지키고, 자신의 지혜를 젊은 세대에게 전파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문화도 놓치지 않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스티븐 킹이 바라는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소설도 현재 상황을 잘 반영했고, 심지어 줌 장례식, 줌 크리스마스 파티 이런 내용도 등장한다. 어차피 소설인데 이런 부분을 살렸다는 것이 신선했다. 특히 이렇게 오래 활동한 나이가 있는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즉, 자신이 살아오면서 쌓아오고, 익혀오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가지게 된 생각, 신념, 믿음이 사실은 반대편에서 보면 어불성설일 수도 있고, 그때는 맞았더라도 지금은 틀릴 수도 있고, 그것도 맞고 다른 것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극도로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었을까?


쓰다 보니 깊이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런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참 재미있는 소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어봤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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