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와 칠레는 1980년대부터 ‘해상 영토 경계선을 어디로 할 것인가?’를 두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페루는 칠레와의 해상 경계선이 제대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칠레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이를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두 나라는 결국 2008년 국제사법재판소에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소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2014년 1월 27일, 긴 조사 끝에 재판소는 영토 분쟁을 종결시킬 최종 판결문을 발표했습니다. 판결문에서 재판소는 '칠레는 남한의 삼분의 일 정도의 해상 영토를 페루에게 넘겨줘야 한다'며 페루 측의 주장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칠레는 해상 영유권을 포기해야 했고, 칠레 정부는 '해당 소송을 이기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칠레와 페루의 영토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타크나 지역은 전쟁에서 승리한 칠레가 차지하게 됐으나 1929년 리마 조약을 통해 다시 페루에 반환됐고, 콘코르디아라 불리는 지역은 아직까지도 양측이 서로 자기네 땅임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나라가 영토 분쟁으로 충돌하는 이유는 국가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태평양 전쟁을 치른 이후 원수지간이 된 두 나라는 영토 경계선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심지어 과거 몇몇 조약으로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분쟁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두 나라의 경제적 이익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영토 분쟁 문제는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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