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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Feb 09. 2019

멕시코 사파티스타 혁명군 리더의 정체가 밝혀지다


1994년 1월 1일,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에 약 3천여 명의 군인들이 주 청사를 점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고, 치아파스를 자신들의 자치 구역으로 만들 것임을 밝혔습니다. 일명 사파티스타 민족 해방 조직 (Ejército Zapatista de Liberación Nacional, EZLN)이라고 불리는 이 조직은 농민을 위해 멕시코 혁명을 이끌었던 에밀리오 사파티스타의 정신을 이어 받았는데요. 이들은 1994년 캐나다, 미국과 맺어진 나프타 (NAFTA)로 불이익을 받게 된 멕시코 민중들, 특히 소농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싸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습니다. 


사파티스타 민족 해방 조직을 이끈 리더는 마르코스 부사령관 (Subcomandante Marcos)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군용 모자와 스키 복면을 썼고, 뛰어난 연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멕시코에선 지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마르코스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그의 정체를 두고 온갖 루머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마르코스 부사관의 모습 (wikipedia.org)


1995년 2월 9일, 멕시코 대통령 에르네스토 제디요는 마르코스 부사령관의 정체를 밝혀냈습니다. 공식 석상에서 그는 마르코스 부사관의 정체가 라파엘 비센테라고 발표했는데요. 이름이 알려지자 과거 마르코스가 원주민이 아닌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으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치아파스 원주민 마을에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 모두 밝혀지게 됩니다.  


자신의 신상이 모두 밝혀졌지만 마르코스는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멕시코 원주민과 농민들을 위해 싸웠고,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멕시코 사람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2014년부터 그는 혁명군이었던 갈레아노의 이름을 빌려 ‘마르코스’라는 이름 대신 ‘갈레아노 부사령관'으로 이름을 바꿨고, 멕시코 남부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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