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티너리 Mar 03. 2019

칠레의 독재자가 처벌받지 않는 이유


2000년 3월 3일, 런던 감금 생활을 마친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가 칠레로 귀국했습니다. 영국을 방문 중이었던 그는 과거 스페인 시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을 받는 동안 무려 503일 동안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는데요. 하지만 그의 병세가 약화되고 인도주의에 기반한 귀국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결국 자신의 고국 칠레 땅을 밟게 됩니다. 


피노체트의 귀국은 그가 처벌받길 원했던 많은 칠레 사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18년 동안 독재 생활을 해오며 수 만 명의 시민들을 고문하고 살해했던 독재자 피노체트가 '인도주의'라는 이유로 칠레로 돌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피노체트는 "나는 당시 사건에 아무런 책임이 없고, 오히려 칠레의 경제 성장을 이끈 영웅이다"라고 주장하며 많은 칠레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은 "왜 칠레에서 직접 피노체트를 처벌하지 못했을까?”입니다. 칠레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납치, 감금, 고문하는 죄를 지었다면, 칠레 법의 심판을 받는게 당연한 절차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처벌은커녕 오히려 자유로운 생활을 했는데, 그가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1978년 제정된 사면법 때문이었습니다. 


사면법은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결국 핵심은 군부가 저지른 인권 침해에 면죄부를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피노체트를 포함한 그의 측근들은 임기를 마친 뒤에도 처벌을 피했고, 일상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칠레에선 1990년대 진실 위원회가 창설되며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지만, 결과적으로 군부의 처벌이나 책임은 강조하지 않으며 당시 피해자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나마의 '구나 얄라' 원주민을 아시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