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정글과 아름다운 해변이 잘 보존된 코스타리카는 군대 없는 나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가 처음부터 군대가 없었던 건 아니었는데요. 코스타리카는 역사상 최악의 내전을 경험한 뒤에야 군대 폐지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코스타리카 내전이 벌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1948년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종 때문이었습니다. 1948년 2월 벌어진 선거에선 야당이었던 국가공화당의 후보 라파엘 칼데론과 국가연합당과 오틸리오 울라테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데요. 칼데론은 정권 보수 정권의 연장을 노리던 후보였고, 울라테는 민주당, 사회민주당, 국가 연합당이 정권교체를 위해 선출한 단일화 후보였습니다.
팽팽했던 선거는 55.3 퍼센트의 표를 얻은 울라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칼데론과 국가공화당은 ‘야당이 선거에 개입한 부정선거’라 밝히며 정권 교체를 거부했습니다. 칼데론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자 양측 간의 갈등은 더 깊어졌고, 결국 1948년 3월 12일 코스타리카에선 피할 수 없는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내전 동안 코스타리카에선 약 2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페레르 대통령은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오랜 고심 끝에 그는 군대를 폐지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펼쳤고, 코스타리카를 ‘군대 없는 나라’로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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