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티너리 Mar 30. 2022

멕시코 영화 황금기의 시작 (1930s-1950s)


‘최초의 영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조금씩 의견이 나뉠 수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을 꼽습니다. 1895년 프랑스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1분도 채 안 되는 (지금으로 치면 쇼츠 수준의) 짧은 영상이지만 화면에서 ‘움직이는 그림’을 처음 본 그때 당시 관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처음 대중들 앞에 등장한 영화는 소리 없이 화면만 보는 '무성 영화'로 시작됐습니다. 지금이야 사운드 효과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192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리가 나오는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무성 영화도 나름대로 배우의 연기에 빠져들어 보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언어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었습니다. 


1920년 대 후반 전 세계 영화계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1927년에 ‘재즈 싱어’가 첫 유성영화 영화로 미국에서 개봉했고 이후 관객들은 생동감이 넘치는 유성 영화를 찾게 됐습니다. 유럽, 미국에서 유성 영화를 중심으로 영화 산업이 발전했고 이후 중남미 영화 시장에서도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영화 산타의 한 장면 (사진 자료: Movie Database)


중남미에서 상영된 첫 번째 유성 영화는 1932년 3월 30일 멕시코 시티에서 처음 개봉된 영화 ‘Santa’였습니다. 히스패닉 국가 중 처음 소개된 영화였기 때문에, 첫 스페인어 유성 영화로도 볼 수 있습니다. 산타는 총 81분 동안 여주인공 산타와 마르셀리노, 이폴리토 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였습니다. 산타 역을 맡은 루피타 토바르 (Lupita Tovar)가 워낙 좋은 연기를 펼쳐 대중들의 호응을 받았지만, 보수적이었던 당시 멕시코 사회를 생각해봤을 때 매춘과 같은 주제를 다룬 점에서 비판적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돌로레스 델 리오, 호르헤 네그레테, 마리아 펠릭스 (사진자료: 위키피디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지만 산타 이후 멕시코 영화 산업은 꾸준히 발전하며 1950년대까지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2차 세계 대전이 터지며 유럽과 미국 영화 산업이 주춤한 사이, 멕시코 영화계는 반사 이익을 누리며 빠르게 발전하게 됩니다. 이때 많은 영화들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 대표적으로 “Ahí está el detalle (1940)”, Los tres García (1946), La diosa arrodillada (1947) 등이 있습니다. 또 당시 영화에 주연 배우로 연기했던 호르헤 네그레테, 돌로레스 델 리오, 마리아 펠릭스, 페드로 인판테 같은 배우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금이야 헐리우드 영화들이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자본이 부족한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영화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비록 제3세계 영화로 구분되긴 하지만 많은 작품들이 이름 있는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여전히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비록 70-80년 전 전성기 이야기임에도 누아르, 멜로, 뮤지컬 장르에서 골고루 발전했던 이 황금 시기는 멕시코 영화 산업이 계속해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기반이 됐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질의 수도는 처음부터 브라질리아였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