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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Apr 01. 2022

한국과 첫 FTA를 맺은 건 의외로 ‘이 나라’였다?


가끔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FTA에 관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FTA는 Free Trade Agreement의 약자로, 국가 간의 자유무역협정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교통과 인터넷의 발달로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ㅓ 각 나라들은 FTA를 통해 관세를 낮추고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더욱 수월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런 FTA를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입니다. FTA는 여러 제품을 해외에 싸게 판매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은 58개국과 FTA를 맺었고 여기엔 미국, 유럽, 페루, 콜롬비아,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가 속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나라 중 한국이 가장 먼저 FTA 체결을 한 나라는 어디였을까요? 


한국과 역사상 첫 FTA를 맺은 건 칠레였습니다. 한국과 칠레는 1999년부터 협상을 시작해 2004년 4월 1일에 FTA를 발효했습니다. TV나 인터넷에서 FTA 이슈가 자주 등장했던 시기가 미국과의 FTA 협상 때였기 때문에 미국을 첫 FTA 상대로 종종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은 미국 같은 주요 국가에 앞서 칠레와 FTA 협상을 진행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럼 한국의 첫 FTA 국가는 왜 하필 칠레였을까요? 정답은 그 당시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1997년 IMF 이후 보호주의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에 편입되고자 하던 시기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칠레도 90년대 민주주의 국가가 들어서며 서서히 세계 무역을 통한 경제 발전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또 한국이 아시아를 벗어나 태평양 전 지역으로 경제 통합을 꿈꾸던 시기에 칠레도 이웃 남미 국가나 미국 의존도를 벗어나 동아시아 지역과의 교역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두 나라는 태평양을 사이에 둔 국가로서는 최초로 FTA를 맺게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과 칠레 두 나라는 FTA 이후 과거보다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칠레 상품들로 와인, 블루베리, 체리, 연어, 심지어 홍어도 있습니다. 또 건축 자재나 산업용으로 쓰이는 구리도 칠레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 한국이 칠레에서 수입하는 비중의 거의 40%를 차지할 만큼 높은 편입니다. (참고로 칠레는 세계적인 구리 생산국이다.) 


반면 한국은 제조업이 발전한 만큼 칠레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기아, 현대 차는 칠레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가 많으며, 꾸준히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FTA 이후 핸드폰이나 광산 기계나 수출이 늘어나며 한국은 이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칠레의 네 번째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리해보면 한국은 칠레와의 FTA를 통해 태평양 지역으로 무역을 확대할 수 있는 첫 기회를 얻은 셈이었습니다. 또 칠레 내에서도 수출 상품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나아가 한국 문화까지 알릴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현재 칠레에 중남미 유일 ‘한국학’ 석사 과정이 있는 걸 보면, FTA로 맺어진 두 나라의 관계는 경제를 넘어 역사나 문화까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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