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까이 페루 대통령직을 수행한 알베트로 후지모리의 업적과 과오는 극명하게 나뉩니다. 먼저 후지모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무려 7,400퍼센트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을 완화하는 데 성공했고, 페루 경제를 성장시켰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후지모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를 독재자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1992년 스스로 쿠데타를 일으켜 의회를 해산시켰고, 동시에 사법부를 자신의 영향력 안에 넣으며 페루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약화 시켰기 때문입니다. 또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질렀고, 언론을 장악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후지모리는 ‘빛나는 길 (Shining Path)’이란 게릴라 조직 소탕 과정에서 수 십 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페루 대법원은 인권 범죄자 혐의로 기소된 그의 재판을 진행했고, 2009년 4월 7일 판결에서 25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후지모리는 ‘지옥에서 나라를 통치해야 했다’라고 말하며 국가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무력을 사용했음을 호소했습니다. 후지모리 측은 항소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건강이 악화되어 잠시 병원을 간 기간을 제외하면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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