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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May 19. 2022

쿠바 여행 전 알아두면 좋을 역사적 인물: 호세 마르티


쿠바 역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 두 명이 있습니다. 바로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입니다. 아무래도 쿠바 혁명이 워낙 유명한 사건이다 보니, 그들의 대한 일화가 많이 회자되곤 합니다.


하지만 쿠바에선 이들 만큼 존경받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시인이자 저널리스트, 사상가로도 활동했던 호세 마르티 (Jose Marti)입니다. 쿠바 여행을 가시게 되면, 아마 호세 마르티라는 이름을 가장 먼저 마주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수도 아바나 공항의 정식 명칭이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이기 때문입니다.


호세 마르티 조각상 (사진 자료: flickr)


공항 이외에도 쿠바에는 호세 마르티라는 이름이 곳곳에 적혀 있습니다. 공원, 건물, 길거리 이름부터, 벽화도 그의 초상화가 체 게바라만큼 많습니다. 그의 태어난 생가는 박물관으로 남아있고, 국가의 중요한 인물이 담기는 쿠바 화폐에도 그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쿠바 국민들이 호세 마르티를 국가 영웅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중요한 걸 하나 꼽아보자면, 현대 쿠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비록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처럼 군인은 아니었지만, 마르티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설득력 있는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기자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신문지 ‘파트리아’를 설립하고, 글을 통해 쿠바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칼이 아닌 펜으로 쿠바의 정체성을 찾고, 독립의 씨앗을 뿌렸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호세 마르티를 존경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글과 연설을 통해 쿠바의 인종 차별을 여러 차례 반대했고, 피부색에 관계없이 쿠바 국민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청학을 주장했습니다. 또 소농인들과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그것만이 쿠바가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습니다.


우리의 아메리카 책 (사진 자료: izquerdadiario)


마지막으로는 호세 마르티는 아메리카 대륙의 평화와 화합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의 아메리카’ (Nuestra America)라 제목을 지은 에세이에서 호세 마르티는 '라틴아메리카의 정체성'을 여러번 강조했습니다. 아래 문장은 우리의 아메리카에 적힌 일부 문장입니다.


"라틴아메리카의 훌륭한 통치자는 독일이나 프랑스가 어떤 시스템으로 통치되는지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본인의 나라가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호세 마르티는 라틴아메리카엔 라틴아메리카만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의 아메리카'란 글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문화, 역사적 독특함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럼과 동시에 유럽의 시스템과 미국의 영향력에서 거리를 두고 라틴아메리카의 자율성, 독립성을 추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세 마르티가 존경받는 이유를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자신의 말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말로는 완벽한 이론을 펼치면서, 정작 현실에선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호세 마르티는 제대로 된 군사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자신이 글에서 밝힌 투쟁심을 보여주고자 스스로 전쟁터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여러 전투에 참가해 용감히 싸웠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1895년 5월 19일, 스페인과의 도스 리오스 전투 (Battle of Dos Rios)에서 43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지만, 쿠바인들은 그의 지성과 용기를 여전히 기억하는 중입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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