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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May 28. 2022

베네수엘라 TV 방송국과 언론 탄압 이야기  


민주주의 시스템 유지를 위해 지켜야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강조되는  하나 있다면, 바로 언론의 자유입니다. 우리나라 사례만 살펴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론의 자유 문제가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언론이 가진 영향력이 상당하보니, 그들의 보도 성향이 정치적 문제에 자주 휘둘리는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도  문제로 이슈가  적이 있었습니다. 2007 5 28, 당시 대통령이었던 우고 차베스는 국영 방송 ‘TVes’ 새로 개설하기로 결정합니다. 겉으로 봤을  방송국을 만드는  아무 문제없어 보였지만, 여기엔 굉장한 정치적 문제가 얽혀있었습니다. 바로 전날, 50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던 RCTV 강제로  닫게 하고, 새로운 친차베스 성향의 국영 방송국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차베스가  영향력 있는 방송국 RCTV 제재했는지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2002 쿠데타 일어나며 차베스가 쫓겨난 사건에 대해 설명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RCTV 차베스를 몰아낸 쿠데타가 정당하다는 쪽으로 보도하며, 사실상 반차베스 성향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차베스가 3 만에 다시 권력을 잡게 되자, RCTV 제거 대상 1호가 됐습니다. 그는 RCTV 진실을 조작하고 자신을 거짓으로 비판한다고 주장했고, 결국에는 정치적 압력을 넣어 닫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RCTV 폐쇄에 반대하는 시민들 (사진 자료: Media Defence)


RCTV 문을 닫은 바로 다음날, 차베스는 TVes 방송국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TVes 국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 명령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가 추구하던 볼리바르 사회주의 념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은 성향은 특히 뉴스 보도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TVes 제시한 비전 문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TVes는 볼리바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도구로서, 시민들의 참여 (Participación Ciudadana)를 장려하고 우수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목표로 한다.


보통 언론사들은 '고객'이나 '시청자'라는 단어를 씁니다. 예를 들어 KBS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이란 문구를, MBC ‘시청자가 주인인 방송, 시청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방송'이란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TVes 경우는 유달리 시민 참여라는 단어를 강조한    있습니다. 이는 차베스가 그토록 강조했던 ‘참여 민주주의’(Participatory Democracy)와도 결을 같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TVes 홈페이지 (사진자료: TVes)


프로그램 측면에서, TVes 가장  특징은 상술적인 미국 방송 형식을 탈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설립 초반엔 미국 프로그램은 최대한 배제하고, 대신 소련 영화나 아르헨티나 드라마, 축구, 다큐멘터리가 주를 이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음악 방송 같은 각종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생겼고, 종종 미국 프로그램도 방영 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TVes 여전히 '차베스 지지자들의 방송국'이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에는  방송 관계자가 반정부 시위 정부 관계자들과 가깝게 지냈다는 이유로 사임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21유도 감독이 인터뷰 도중 '정부의 지원이 부족했다'라고 말하자,  부분을 편집해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종종 운동선수들이 '  나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적이 있는데, TVes에선 아예 이런 내용 자체를 묵살해버린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아래와 같이 비판했습니다.


우리가 TVes 영상에서 보는 '저널리즘' 오직 그들이 원하는 '저널리즘'이며, 권력에 아첨하는 형식에 불과하다. 그들은 정치의 실패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권력 남용에 대해선 말하지 는다. 그것은 저널리즘이라   없다.

국제 사회도 베네수엘라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는 현상을 두고 여러번 우려의 표시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RCTV 닫고 EStv 만든 점은 있을  없는 일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한껏 높였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선 여전히 언론 보도 왜곡과 탄압이 이어지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 점수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not free)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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