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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Jun 17. 2022

트럭 안에 숨어 국경을 넘었던 791명의 중미 이민자들


최근   동안 중미 지역을 시끄럽게 만든 사회 이슈는 이민자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식량 불안, 정치적 불안, 폭력, 경제 위기 같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되며,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가 급증하게  겁니다.


사람들은 이 중미 이민자들을 ‘카라반 행렬’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카라반이란 이동식 주택을 뜻하거나,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떼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는 상업 집단을 뜻합니다. 이민자들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미국으로 향하는 고된 행렬을 묘사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연도 별 중미 이민자 수 현황 (자료: ACS)


사실 중미 사람들의 미국 이민 역사는  오래전부터 증가해왔습니다. 계속된 경제 혼란으로 삶은 피폐해졌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조금  희망이 있어 보이는 미국행을 결심한 겁니다.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1980년대 35 명에 불과했던 미국으로의 이민자 수는 2019년에 10배가 늘어난 370 명에 달했습니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출신이 거의 80% 차지했고, 나머지 중미 국가들의 비중은 높지 않은걸   있습니다. 중요한  표에 나온 지수가 오직 공식적인 이민자  나타낸다는 겁니다. 아마 몰래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들의 수를 더하면, 미국에 거주하는 중미 이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중미 국가별 이민자 수 (자료: ACS)


이민자 문제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때부터였습니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만리장성 급 장벽을 세우겠다”라고 말한 트럼프는, 중미 나라에도 국민들을 제대로 관리하라며 경고장을 날립니다. 그리고 멕시코에게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에서 더 이상 이민자들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국경을 관리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습니다. 트럼프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멕시코가 우리 남쪽 국경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 매우 실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미국의 압박에 멕시코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했고, 미국 국경지대에 6,000명의 군인을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트럼프의 력한 반이민 정책이 중미 이민자들의 이동을 감소시킬  있을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멕시코-중미가 엮여있는 불법 이민자 문제는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국경을 강화하면 이민자를 통제할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   킬로미터나 되는 국경을 관리해야 하는 미국과 멕시코 입장에서 완벽한 이민자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절박한 마음에 몰래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이민자들이 타고 있던 트레일러 (사진 자료: elcomercio.pe)


2019년 6월 17일 멕시코 정부가 발표한 사건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대변해줍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도 외무부 장관은 베라크루스 주에서 791명의 가까운 불법 이민자들 (no documentado)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들은 4개의 트레일러에 몰래 탑승한 채 멕시코를 지나 미국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던 건데, 이민자들이 지나갈만한 주요 길목마다 검문을 강화한 멕시코 당국에 체포된 것입니다. 사건을 맡은 국가이민정보청 (INM)은 불법 이민자들이 법에 따라 적절히 통제될 것이라 말했고, 돈을 받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게 돕는 조직들의 행위 자체가 인신매매와 다를 바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791명의 이민자들이 발견된 사건은 큰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이후에도 몰래 국경을 넘은 이민자들이 발견되는 일이 수 차례 일어났고, 매년 불법적인 이민자 행렬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멕시코가 줄곧 주장해온 해결책은 "중미에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돕자'였습니다. 멕시코는 중미에서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민 문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마이크소프트를 필두로 한 미국 주요 기업들이 중미 지역에 투자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단기간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는 못하겠지만, 중미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의 핵심을 개선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은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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