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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Jun 24. 2022

페루에 간다면 반드시 봐야 할 '남미 3대 축제'


남미 원주민들의 새해가 6월 21일에 시작되는 이유” 글에서 볼리비아와 칠레에서 벌어지는 축제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남미 원주민 문화 하면 빠질 수 없는 한 나라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바로 잉카 제국의 중심지였던 페루입니다. 


페루도 태양신을 믿었던 원주민 역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당연히 6월 21일 동지를 기념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다만 6월 21일 대신 24일에 축제가 펼쳐지는 게 다른 나라와의 차이점입니다. 페루 쿠스코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인티 라이미 (Inti Raymi)라 불리는데, 남미 전체를 대표하는 3대 축제 (오루로, 리우, 인티 라이미)로 꼽힐 만큼 유명한 행사입니다. 


인티 라이미 축제 (사진 자료: 위키피디아)


인티 라이미는 케츄아어로 '태양의 축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을 뜻하는 인티 (inti), 축제를 뜻하는 라이미 (raymi)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어로, 말 그대로 잉카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태양신을 기념하고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날입니다. 과거 잉카인들은 이 날을 성스럽게 맞이하기 위해 3일 전부터 금식을 하고 몸을 정갈히 하여 태양신을 맞을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역사 기록을 보면, 인티 라이미 축제는 잉카 제국의 번성기였던 1412년 처음 시작됐다고 합니다. 잉카 시대 동안 인티 라이미는 잉카 황제가 직접 참가할 만큼 중요한 행사였고, 사제들은 새해에도 성공적인 수확이 이뤄지도록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는 1535년까지 계속됐는데, 이후에는 스페인이 잉카 제국을 점령한 뒤 강제로 멈추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인티 라이미를 폐지한 건 원주민들이 잉카의 관습과 전통을 없애고, 카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사카이우만 유적지에서의 인티 라이미 (사진 자료: andean trek)


페루에서 자취를 감췄던 인티 라이미는 1944년이 돼서야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때 에스피노사 나바로라는 사람이 큰 기여를 했는데요. 그는 유명한 역사가 잉카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 (Inca Garcilaso de la Vega)가 남긴 기록을 모두 읽었고, 과거 인티 라이미의 자세한 부분까지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나바로는 케츄아 언어학회를 세울 만큼 잉카 문화 복원에 열정적이었는데, 그의 노력으로 사라졌던 인티 라이미의 모습이 다시 갖춰질 수 있었습니다. 


매년 6월 24일이 되면, 쿠스코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와 인티 라이미를 감상합니다. 코리칸차 불리는 태양의 사원에서 첫 번째 의식이 시작되고, 가장 마지막은 쿠스코 근처에 위치한 사카이우만 유적지의 광활한 들판에서 진행됩니다. 2001년, 유네스코는 인티 라이미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했는데, 이는 이 축제가 페루의 중요한 문화적 가치라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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