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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Jul 08. 2022

브라질에서 최초의 영화가 상영된 건 언제였을까?


한국에서 처음 영화가 상영된 건 언제일까요? 몇 가지 논란이 있지만, 1903년 동대문에서 ‘활동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상영된 게 최초의 영화였다고 합니다. 이때만 해도 영화는 몇 초 남짓의 풍경을 보여주는 형식에 불과했는데요. 이후 ‘의리적 구토’ (1919)가 개봉되며 본격적인 한국 영화 산업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비슷한 시기,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도 영화가 소개됐습니다. 1896 7 8일은 바로 브라질에서 최초로 영화 상영된 날이었습니다. 벨기에 순회 전시업체였던 앙리 파이리 (Henri Paillie) 주도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선보여졌다고 합니다.


영화는 브라질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순간을 담은 사진은 존재했지만, 화면에서 풍경이 움직일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영화의 퀄리티는 높지 않았는데, 소리가 없는 무성 형식으로 유럽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 이   8편의 영화가 상영됐는데, 각각의 영화는  1 정도로 굉장히 짧은 영화였다고 합니다.


1930년대 리우 영화거리 (rolecarioca.com.br)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내에서 영화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초창기에는 영화가 아무나   있는  아닌 특권층만   있었다고 합니다. 최초의 영화도 리우데자네이루 지역에 거주하던 몇몇 엘리트만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아무나   있는 대중 문화지만, 그때 당시엔 오페라처럼 오직 소수만 즐길  있던 문화였던 겁니다.


한편 최초로 영화가 상영된 이후,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 영화 산업을 대표하는 발상지가 됐습니다. 1908년에서 1912년 사이는 브라질 영화의 "황금기"인 벨라 에포카(bela época)로 불리는데, 연간 무려 100편의 단편 영화가 제작됐습니다. 소리가 없는 무성 영화이긴 했지만, 브라질 영화는 다양한 장르로 발전했고, 특히 아방가르드 형식의 독립 영화들이 많이 상영된 때였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최초의 영화관 (사진 자료: diariodorio.com)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브라질 영화계는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브라질 영화 시장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문제는 관객들이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있었습니다. 그러자 브라질 영화 관계자들은 독자적인 길을 걷기로 결정합니다. 그들은 리우데자네이루 플로리아노 플라자에서 브라질 영화계의 부흥을 이끌었는데, 마치 할리우드를 연상케  만큼 발전해 시네랜드 (Cinelandia)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이때 유명 배우 카르멘 미란다, 브라질 특유의 장르인 코미디 뮤지컬 찬차다 (Chanchada)도 탄생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브라질 영화 산업은 많은 쇠퇴기와 번성기를 오고 가며 굴곡을 겪었습니다. 나라 경제가 좋을 때는 번성했지만,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함께 침체기를 겪었는데요.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했던 1992년에는  6편의 브라질 영화만 제작될 정도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브라질 영화 산업은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세계 영화 시장에 15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중남미 지역에서는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 규모입니다.




*참고: 브라질 영화 중 국제적인 높은 평판을 받은 작품은 중앙역 (Central do Brasil, 1998), 시티 오브 갓 (Cidade de Deus, 2002), 어 독스 윌 (O Auto da Compadecida, 2000)이 있으며, 최근 개봉했던 바쿠라우 (2019)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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