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국이 파나마 운하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하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또 다른 하나는 파나마에 위치한 파나마 운하입니다. 유럽에서 막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14년 8월 15일,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파나마 운하가 30년 넘는 시간 끝에 완공식을 갖게 됩니다. 오늘의 주제는 운송 부문에서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켰던 파나마 운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14년 파나마 운하가 생기기 이전까지만 해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가는 여정은 상당히 길었습니다. 모든 배가 남미 최남단 끝자락에 있는 드레이크 해협을 통해서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동부나 카리브 지역에서 태평양으로 선박을 보낼 경우 시간이 많이 걸려 비효율적인 운행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운하였습니다. “과연 어디에 운하를 만들 것인가?”를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갔고, 니카라과와 파나마가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사실 둘 다 매력적인 장소였지만, 파나마가 좀 더 유리한 지리적 요건이라는 의견이 모아지며 최종 선택을 받게 됩니다. 공사는 수에즈 운하 완공 경험이 있는 프랑스 업체가 맡았고,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파나마 운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파나마는 인부들이 일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바로 앞선 글에서 설명드렸듯이, 모기로부터 전염된 말라리아와 황열병이 그들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작업 기간 동안 역병까지 돌며 총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프랑스는 막대한 손해를 입으며 운하 사업에서 손을 뗐고, 1900년 초부터는 미국이 중단된 사업을 맡아 진행하기로 합니다.
현 파나마 운하의 모습 (사진 자료: mapei)당시 미국은 당시 3억 7천만 달러라는 큰돈을 투자해가며 파나마 운하 건설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이 운하를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정세와 국가 이익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1898년 미-스페인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고, 카리브와 중미, 나아가 태평양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하던 중이었습니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가 무역에서의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대서양-태평양 군사 보급로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줄거라 판단했고, 이런 이유로 파나마와 프랑스에게 큰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운하 소유권을 얻어냈습니다.
미국도 프랑스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끝내 파나마 운하 건설에 성공합니다. 1914년 8월 15일에 첫 완공식을 가진 미국은 1999년까지 운하를 통해 천문학적인 경제적 수익을 얻었습니다. 또 운하를 군사적 요충지로 적절히 활용하며 파나마를 포함한 중미 지역에서까지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파나마 운하는 단순히 운하가 가진 역할을 넘어 미국의 뛰어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동시에, 20세기 초부터 세계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도움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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