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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Aug 29. 2022

“우린 깐부잖아?” 쿠바와 북한의 긴밀한 외교 역사


1960년대 북한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은 중남미 국가는 쿠바였습니다. 쿠바와 북한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1960년 8월 29일 시작됐는데요. 1959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만에 수교를 맺었으니,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외교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쿠바와 북한이 긴밀해진 가장 큰 이유는 사회주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리더였던 김일성과 피델 카스트로는 사회주의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전략적 동맹을 맺길 희망했습니다. 곧 쿠바 대사관이 평양에, 북한 대사관은 아바나에 설치됐고, 외교, 문화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두 나라는 냉전 시대 동안 꾸준히 미국의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담론을 생성했습니다. 양국이 더욱 가까워진 건,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는 '공공의 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쿠바가 미국을 비판하는 공식 성명을 내면 북한은 무조건적으로 이를 지지했고, 반대로 쿠바도 북한의 반미주의 활동을 지지했습니다. 약 30년 넘게 반자본주의, 반미 체제를 외치면서, 양국은 서로 형제와 같은 사이로 발전하게 된 겁니다.  


양국의 외교 관계는 역대 인사 교류를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1960년 수교를 맺은 해부터 쿠바의 주요 인사인 체 게바라 (1960), 라울 카스트로 (1966), 피델 카스트로 (1986), 그리고 미구엘 디아즈-카넬(2018)이 북한 평양을 방문해 당시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특히 1960년 북한을 방문했던 체 게바라는 북한식 사회주의 시스템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쿠바가 따라야 할 모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몇몇 사람들은 냉전이 끝나면서 쿠바와 북한의 관계가 소원해질 거라 예측했습니다. 특히 쿠바가 미국과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또 한국과 쿠바 간 문화 교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양국 관계도 금이 갈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피델 카스트로가 세상을 떠났을 때 ‘국가 애도의 날’을 사흘 동안 선포했고, 2021년 벌어졌던 쿠바 시위에서도 쿠바 정부의 대응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양국 간의 돈독한 외교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즉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 해도, 역사적으로 쌓아온 신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2020년. 세월이 흘러 양국은 어느덧 수교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살바도르 발데스 쿠바 부통령은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 연설에서 양국 관계를 우정, 협력, 연대라는 세 단어로 표현하며 돈독한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또 세계정세가 미국-중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냉전 상황에 접어들면서, 두 나라는 다시 한번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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