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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Sep 12. 2022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스페인어 신문은 뭘까?


1827년 9월 12일. 칠레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에서는 엘 메르꾸리오 (El Mercurio)라는 일간지가 발행됩니다. 이 신문은 칠레의 정치인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페드로 펠릭스 비쿠냐 (Pedro Félix Vicuña)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많은 신문 중에서 엘 메르꾸리오가 특별한 이유는,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는 스페인어 일간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페인어로 발행된 일간지는 엘 메르꾸리오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대륙보다는 유럽에서 인쇄 기술이 먼저 발달했기 때문에, 신문 발행이 자연스레 먼저 시작된 것인데요. 역사 기록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신문은 독일에서 1605년에 발행됐으며, 1600년대 중반부터 마드리드를 비롯한 여러 스페인 지역에서도 스페인어 신문이 발행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신문이 발행된 건 18세기부터였습니다. 유럽에서 인쇄 기술이 넘어오면서, 당시 스페인 식민지 지배에 중심 역할을 하던 멕시코와 페루에서 첫 신문이 나오게 됩니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1722년 가세타 데 메히코라는 이름으로 (Gaceta de México), 페루에서는 1743년 가세타 데 리마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행이 됐는데, 이 두 일간지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스페인어 신문이라는 타이틀은 1827년 비교적 늦은 시기에 발행됐음에도 꾸준히 존재해왔던 엘 메르꾸리오에게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한편 메르쿠리오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다뤘던 1973년 칠레 쿠데타 사건 때에도 아옌데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론을 형성했으며, 미국 CIA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역사 때문에 2019년 칠레에서 불평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에는 발파라이소에 있는 빌딩이 공격받아 불에 타는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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