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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Sep 13. 2022

차풀테펙 전투, 그리고 멕시코의 어린 영웅들


멕시코는 매년 9월 13일을 어린 영웅들의 날 (Día de los Niños Héroes)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1846년부터 1848년 사이에 벌어졌던 미국-멕시코 전쟁 때 용감히 싸웠던 어린 병사들을 기념하기 위해서인데요. 오늘은 이 어린 영웅들의 날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면 뉴욕의 센트럴 파크를 연상시키는 장소가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 드넓은 녹색 공원이 펼쳐져 있는 곳은 바로 차풀테펙 (Chapultepec)이라 불리는 평화로운 동네입니다. 언덕 위에 성이 세워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가는 곳인데, 미국-멕시코 전쟁 때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했습니다. 


1847년 9월 12일. 몬테레이 전투, 부에나비스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파죽지세로 멕시코시티까지 진격한 미국 군대는 어느덧 차풀테펙까지 진격했습니다. 차풀테펙 언덕 위에 있는 성은 예전부터 멕시코 육군 사관학교가 있던 곳으로, 멕시코 군사 시설의 핵심지라고 볼 수 있었는데요. 멕시코 군대는 필사적으로 이곳을 지키려 노력했고, 미국 군대도 차풀테펙의 중요성을 알고 총력전을 준비했습니다.  


9월 12일부터 대포를 동원해 공격을 개시한 미국은 다음날 13일 군사를 이끌고 본격적인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성안에 있던 약 800여 명의 멕시코 군대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들어오는 미국 군대를 당해낼 여력이 없었고, 멕시코 브라보 장군은 전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투항을 선택하게 됩니다. 차풀테펙 성에는 미국 성조기가 휘날리게 됐고,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됩니다. 


차풀테펙 공원에 있는 어린 영웅들을 위한 기념비 (사진 자료: 위키피디아)


한편 브라보 장군이 후퇴를 명령할 때, 이를 거절하고 끝까지 용감하게 싸운 멕시코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들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어린 영웅들이었습니다. 만 14세에서 20세 사이의 6명의 생도들은 수적으로 열세에 가까웠음에도 성을 향해 올라오는 미국 군인들과 백병전을 펼쳤습니다. 이들 모두는 미국 군대에 의해 목숨을 잃었지만, 외세 침략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이 6명의 영웅들을 두고 “잊지 말아야 할 국가 자부심의 원천"이라 밝혔으며, 1967년에는 차풀테펙 공원에 이들을 위한 기념비를 설치하게 됩니다. 




[차풀테펙 전투에 참여했던 6명의 영웅들] 

프란시스코 마르케즈 (Francisco Márquez) 14세 

빈센테 수아레즈 (Vicente Suárez) 14세 

아구스틴 멜가르 (Agustín Melgar) 18세

페르난도 몬테스 데 오까 (Fernando Montes de Oca) 18세

후엔 데 라 바레라 (Juan de la Barrera) 19세

후안 에스꾸띠아 (Juan Escutia) 20세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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