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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Sep 14. 2022

미국 용병 출신이 니카라과 대통령이 된 적이 있다?


1856년 9월 14일. 니카라과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산 하신토 (San Jacinto) 농장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니카라과 군대는 미국인 윌리엄 워커를 물리쳤는데요. 이를 계기로 니카라과는 워커의 기세를 꺾는 데 성공하고, 1857년 그를 내쫓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산 하신토 전투에 대해 이야기하기 이전에, 먼저 윌리엄 워커라는 인물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전 나르시소 로페스란 인물을 묘사하면서 필리버스터 (정부 허락 없이 활동하던 용병)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윌리엄 워커도 똑같이 필리버스터 출신으로, 니카라과 그나라다 지역과 내전 중이었던 민주당 (레온 지역에 기반을 둠)을 지원하기 위해 용병 계약을 맺고 니카라과에 도착하게 됩니다.  


니카라과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윌리엄 워커는 단순히 민주당을 돕는데 자신의 역할을 끝내지 않았습니다. 여러 전투에서 승리하며 최고 사령관으로 인정받은 그는 내전을 승리로 이끌자마자 곧바로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언했는데요. 지금에야 외국 용병이 한 나라를 통치하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당시 그는 자신의 정부를 세우고 심지어 미국 대통령 피어스에게 정당성을 공식 인정받기까지 했던 겁니다. 


니카라과 입장에서 봤을 때 워커의 황당한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페인어를 쓰는 니카라과에서 영어 사용을 강요하고, 백인 우월주의를 기반으로 차별 정책을 펼쳤습니다. 또 결정적으로 니카라과 전체를 미국 주로 편입시키려 하면서, 국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사게 됩니다. 


결국 그가 대통령이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마나구아에 있는 산 하신토 농장에서 전투가 벌어지게 됩니다. 호세 돌로레스 에스트라다 (Jose Dolores Estrada) 대령이 이끄는 약 160명의 니카라과 군대는 300명의 워커 군대를 마주하게 됐는데요. 약 4시간가량 버려진 전투에서 니카라과는 숫적 열세에도 승리를 거두면서 워커에게 첫 패배를 안겨주게 됩니다. 


현재 니카라과에서는 산 하신토 전투가 벌어진 9월 14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니카라과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싸운 영웅들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것인데요. 이는 산 하신토 전투가 니카라과 역사에서 그만큼 중요한 부분임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로써 니카라과는 9월 15일 독립 기념일에 이어 14일 이틀 동안을 중요한 국가 공휴일로 기념하게 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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