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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Oct 01. 2022

베네수엘라에서 '카카오의 날'은 왜 만들어졌을까?


얼마 전 ‘베네수엘라와의 무역을 독점했던 바스크 기업 이야기’ 글에선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이 베네수엘라 카카오를 두고 갈등을 벌인 역사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18세기 식민지 시절 유럽에선 카카오 소비가 상당히 높았고, 품질이 좋다고 소문난 베네수엘라산 카카오는 제일 많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카카오 수출입에 대한 무역권을 독차지하기 위해 세 나라가 경쟁을 벌이기까지 한 것입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매년 10월 첫째 날은 카카오의 날 (Dia Nacional de Cacao)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2015년부터 베네수엘라 정부는 역사나 경제적으로 중요성이 컸던 카카오를 위해 아예 기념일을 만든 것인데요. 이 날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네수엘라 카카오를 홍보하고, 지속 가능한 카카오 생산과 소비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18세기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카오를 수출한 지역은 베네수엘라였습니다. 원래 카카오는 메소아메리카 지역에서 더 많이 생산되던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숫자가 줄어들며 생산성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유럽인들은 베네수엘라를 다음 카카오 생산지로 삼게 됐습니다. 이후 카카오 붐이 일어나며 카라카스를 기반으로 한 베네수엘라 경제가 활성화됐는데, 시몬 볼리바르의 가족들도 카카오 플랜테이션 농장을 경영해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한편 독립 이후 베네수엘라 주요 수출 생산품은 카카오에서 커피, 그리고 20세기에는 석유로 바뀌게 됩니다. 세계 최대 카카오 수출국이란 타이틀도 서서히 다른 나라에게 내어주게 됐고, 지금은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도 에콰도르 브라질, 페루, 도미니키가 공화국이 베네수엘라 보다 더 많은 카카오를 생산하면서, 사실상 카카오 왕국이나 다름없던 베네수엘라의 이미지는 과거의 일이 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카카오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 특유의 향이 좋아 스위스 초콜릿의 원료 선호도가 높고, 일본으로도 수출량이 많은 편입니다. 또 카카오도 세부적으로 다양한 종이 있는데, 베네수엘라는 각각의 특징이 다른 카카오 종이 가장 많은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전체적으로 수출량은 줄었지만, 베네수엘라 카카오는 좋은 품질과 다양성 때문에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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