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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Oct 04. 2022

칠레 '음악의 날'과 다양한 음악 장르들


칠레에서는 2015년부터 매년 10월 4일을 ‘칠레 음악의 날'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 날만 되면 4,300km가 넘는 칠레 전역에서 많은 콘서트와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음악의 날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칠레의 다양한 전통 음악들을 기념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칠레의 전통 음악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칠레 하면 떠오르는 음악은?”이란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지만, 칠레엔 굉장히 많은 전통 음악들이 존재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잉카 문명과 가장 가까웠던 북쪽 지역에서는 전통 악기 께나나 시쿠를 가지고 연주하는 안데스 음악이 있으며, 반대편 남쪽엔 마푸체족의 음악이 있습니다. 다만 마푸체족의 노래들은 춤을 추고 즐기기 위한 목적보다는 신을 숭배하는 종교적인 음악으로 발달했던 특징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칠레 하면 빠질 수 없는 전통 음악엔 쿠에카 (cueca)가 있습니다. 9월 18일 독립 기념 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탉과 암탉이 구애하는 모습을 흉내 낸 이 춤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과 페루의 자마쿠에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세기 중반에는 칠레 거리나 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칠레 국민 춤’으로 발전했습니다. 


20세기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칠레에서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등장합니다. 기존에 칠레에 있던 전통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이른바 누에바 칸시온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 노래들은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경우가 많아 사회 운동에서 많이 불려졌고, 곧 칠레뿐만이 아닌 중남미 전역으로 저항을 상징하는 음악 장르로 퍼지게 됩니다. 


칠레에서 누에바 칸시온 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는 ‘누에바 칸시온의 어머니’라 불리는 비올레타 파라가 있습니다. 10월 4일이 칠레 음악의 날이 된 이유도, 그녀의 생일인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누에바 칸시온의 인기는 이전보다는 덜하지만, '생에 감사해' (Gracias a la Vida)로 대표되는 파라의 음악은 많은 칠레 예술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또 파라의 노래는 2010년 칠레 지진 구호 기금을 모을 때나 2019년 10월에 시작된 대규모 시위 같이 칠레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 마다 등장하며 칠레 사람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노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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