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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Oct 22. 2022

멕시코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던 에스터 차파 이야기


1904년 10월 22일. 멕시코 북부 타마울리파스 주에서 에스터 차파 (Esther Chapa)가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미생물학, 임상 분석을 주 분야로 연구하며 의사이자 교수로서 명성을 쌓아나간 인물이었는데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멕시코 여성들의 어려운 사회적 환경을 개선시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910년부터 1917년 일어났던 혁명으로 멕시코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1917년 새로 개정된 헌법은 교회는 정치에서 분리되고, 노동자들의 권리는 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내용을 명시하여 노동자들이 더 이상 착취당하는 일이 없도록 했습니다. 또 공공 보건 등 기타 사회 보장제도 항목을 추가시켜 국가가 국민들의 복지에 신경 쓰도록 했으며, 혁명가들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반영해 외국 기업의 이익을 제한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논의되지 않은 건 여성들의 권리였습니다. 마데로나 카란사 같은 유명한 혁명 지도자들은 평소 여성 문제에 대해 공감했고, 특히 카란사는 대통령 임기 동안 특정한 상황에서 이혼을 허용하는 법령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17년 헌법에서 여성과 관련한 추가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고, 제일 중요한 여성 투표권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터 차파는 멕시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힘쓴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멕시코 최고 명문인 우남 대학교 (UNAM)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의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임용됐고, 20년 동안 교수진들 사이에 있는 유일한 여성 교수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성공을 이뤘음에도, 그녀는 사회 활동가로 활동하며 주로 매춘이나 교도소 내 여성 죄수들 문제 같이 당시 논의되지 않았던 여성 복지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개혁안을 제시했습니다. 


1936년. 차파는 여성을 위한 투표권 (El derecho al voto para la mujer)이란 책을 발간하여 여성과 정신병원 환자를 비교했습니다. 여성들의 투표가 허용되지 않음으로써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되어 있는 점을 갇혀 있는 환자에 비교하는 수위 높은 표현으로 당시 여성들이 처한 열악한 사회 환경을 알린 것이었습니다. 또 그녀는 매년 의회에 헌법 제34항을 수정해 멕시코 시민이란 개념에 멕시코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명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녀의 요구는 수 차례 거절당했지만, 결국 1953년 여성의 투표권이 인정되며 그녀의 바람이던 헌법 34항의 내용도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쓰여있는 내용으로 (son ciudadanos de la República los varones y mujeres que...) 바뀌게 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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