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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Nov 12. 2022

멕시코의 위대한 인물 이네스 데 라 크루즈 수녀 이야기


멕시코에서는 매년 11월 12일을 ‘국가 도서의 날’ (El Día Nacional del Libro)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1979년 멕시코 정부가 이 날을 기념일로 택한 이유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즈' (Juana Inés de la Cruz) 수녀가 태어난 날이기 때문인데요. 여성에게는 교육이 엄격히 금지되었던 17세기 초. 그녀는 시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멕시코에서 수많은 문학 작품을 남기며 중남미에서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1648년 11월 12일 멕시코시티 주변에 위치한 네판틀라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났기에 평생 아버지를 못하는 불우한 운명을 맞았지만, 큰 농장 (hacienda)를 소유하고 있던 친가 할아버지 덕분에 비교적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금지됐던 예배당에 몰래 숨어 들어가 책 읽기를 즐겨했는데, 세 살 때 이미 라틴어를 읽고 멕시코 원주민 언어였던 나와틀어로 간단한 시를 쓸 정도로 언어에 대한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정식 대학을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그녀가 가진 지식과 학문에 대한 열정은 당시 멕시코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녀는 수녀의 길을 택했고 이후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남겼고, 그녀가 남긴 여러 소네트는 바로크 시대 스페인어로 쓰인 시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란 평가를 받게 됩니다. 또 문학을 뛰어넘어 과학 분야와 철학 분야까지 다뤘고, ‘필로테아 수녀에게 보내는 답장’ (Respuesta a Sor Filotea de la Cruz)에서는 여성들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규 교육을 받을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후아나 이네스 수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녀가 남긴 아래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머리가 이렇게 빨리 자라는 동안, 나는 배움을 게을리했다. 지식이 없는 머리에 머리를 단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벌로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머리카락보다 지식이 더 아름다운 장식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아닌 멕시코 출신이자 여성에게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책에 대한 열정과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후아나 수녀는 중남미 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남게 되었고, 훗날 옥타비오 파스 같은 유명한 작가들에게도 많은 존경을 받게 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 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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