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역사상 유일하게 발생했던 대통령 암살 사건
1950년 11월 13일. 베네수엘라에서는 카를로스 델가도 찰바우드 (Carlos Delgado Chalbaud)가 납치된 뒤 암살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 역사 중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지 못하고 운명한 사건이 총 네 번 있었는데, 모두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암살을 당한 건 찰바우드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쿠데타가 계속해서 벌어지던 시대에 일어났던 그의 죽음은, 당시 베네수엘라의 혼란스러웠던 순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초, 베네수엘라 정치는 후안 빈센테 고메즈 (Juan Vincente Gomez) 대통령이 1908년부터 27년 동안 집권하며 독재 정치를 이어나갔습니다. 이후에는 다양한 정치 이념을 가진 정당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다퉜고, 그중 민주행동당 (Acción Democratica)이 1945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하게 됩니다. 1947년베네수엘라는 역사상 최초로 보통 선거를 통해 선거를 치렀고, 민주행동당 대통령 후보였던 로물로 가예고스가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잠시나마 베네수엘라에 찾아온 대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두고 사람들은 ‘트리에니오 아데코’ (Trienio Adeco)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이는 바로 다음 해인 1948년에 쿠데타가 일어나며 고작 3년 만에 끝이 나고 맙니다. 이때 쿠데타를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카를라스 델가도 찰바우드로, 로물로 가예고스 대통령 집권 당시 국방부 장관까지 맡으며 꽤나 신뢰받는 핵심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같은 군인 출신인 마르코스 히메네즈, 루이스 파에즈와 손을 잡고 가예고스를 배신했고, 직접 대통령 자리에 올라 나라를 다스리게 됩니다.
하지만 찰바우드의 시대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50년 11월 13일, 정치계에 오래 몸 담았던 라파엘 우르비나가 차바우드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납치했고, 라스 메르세데스 지역에서 그를 살해하기까지에 이릅니다. 사건 직후 우르비나는 니카라과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이를 강력히 막았고, 결국 우르비나도 교도소로 이송되는 동안 살해당하게 됩니다. 대통령 납치, 살해라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 공맥이 생긴 대통령 자리는 1948년 쿠데타의 또 다른 핵심 인물 마르코스 히메네즈가 맡게됐고, 베네수엘라 정치는 '히메네즈 시대'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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