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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Dec 04. 2018

아르헨티나의 16살 연쇄살인마 이야기

 


큰 귀의 난쟁이 (El Petiso Orejudo)


1912년 12월 4일.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살인마 카예타노 산토스 고디노가 붙잡혔습니다. '큰 귀의 난쟁이'라는 별명을 가진 카예타노의 나이는 겨우 16살이었습니다.


체포된 직후의 카예타노의 모습


당시 아르헨티나 전체를 충격에 파트린 연쇄 살인마 카예타노의 범죄는 총 6번의 살인, 5번의 살인미수, 그리고 7번의 방화였습니다. 그가 죽인 6명 모두 어린아이들이었고, 모두 카예타노에게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됐습니다.



유년시절과 살인사건


이탈리아 이민자 부모님의 아들이었던 카예타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가정에서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충분히 못하며 자랐습니다. 그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은 더욱 심해졌고, 심지어 카예타노를 욕하며 구타하기도 했습니다. 어두운 가정환경은 카예타노를 어린 시절부터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며 학교를 여러 번 옮겨 다니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카예타노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다른 또래와는 달리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화가 나면 새와 같은 동물들을 죽이는 잔인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의 방 안에서 잔인하게 죽은 새들의 사체가 여러 마리 발견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8살이 되었던 1904년에는 더욱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카예타노가 2살짜리 미겔 데 파올리 (Miguel de Paoli)라는 이름의 아기를 때려 산채로 구덩이에 던진 사건이었습니다. 다행히 경찰이 이를 발견해 아이를 구하고 카예타노를 소년원에 보냈지만 어린 나이였던 카예타노는 그의 어머니의 도움을 통해 금방 소년원을 나오게 됩니다. 1년 뒤 카예타노는 아나 네리 (Ana Neri)라는 어린 이웃 소녀를 돌로 찍어 때리는 폭행을 저질러 감옥에 수감됐지만, 이전과 같이 ‘나이가 너무 어리다’라는 이유로 풀려나게 뇝니다. 


그의 잔인한 모습은 15살이 되며 더욱 심해졌고 결국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는 이웃에 살던 여자아이를 목 졸라 죽이고 도망치는 사건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범죄 사실을 숨긴 채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방화를 일으키는데, 결국 체포된 뒤 방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소방관들이 불길에서 일하는 게 좋아요. 그들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면 너무 즐거운 걸요.


1912년 12월 3일, 카예타노는 저질러서는 안 될 끔찍한 범죄를 또다시 저질렀습니다. 그는 우선 18개월 된 아기를 먹을 것으로 유인해 시골에 외딴곳으로 데려갔고, 목 졸라 살해하려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머리를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아기가 사망한 뒤에도 머리에 못을 박고 시신을 숨겼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날인 12월 4일 새벽, 그의 범죄행각은 모두 들통이 났습니다. 붙잡힌 카예타노는 결국 모든 것을 자백했고, 겨우 16살이었던 소년 살인마는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체포와 심문



체포 후 심문 과정에서 경찰은 카예타노에게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후회하냐고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아니요"였습니다. 


카예타노는 타인의 대한 공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즉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습니다. 그는 어린아이들을 끔찍한 방법으로 죽였음에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전혀 뉘우칠 생각이 없었으며, 오히려 담담한 모습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16살 소년의 모습은 당시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영화, 다큐로 제작된 그의 이야기


영화 '진흙소년' 촬영 현장


20세기 초 아르헨티나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카예타노의 이야기는 이후 영화 '진흙 소년' (El niño de barro)라는 이름으로 2007년 개봉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카예타노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소개되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우수아이아의 카예타노 벽화


또 카예타노가 마지막 생을 보낸 세계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에 한 감옥에는 그의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르헨티나 역사 속에서 최악의 연쇄 살인마로 이름을 남긴 ‘카예타노 산토스 고디노 (Cayetano Santos Godino)의 이름은 아직까지도 많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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