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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Dec 07. 2018

과테말라의 “악마를 불태우는 날"     

#과테말라 사람들의 전통문화


매년 12월 7일 오후 6시 정각이 되면, 중미에 위치한 나라의 과테말라에서는 특별한 전통 놀이가 시작됩니다. 바로 악마의 형태를 한 인형을 불태우는 행사인데요. 이 날은 이른바 “악마를 태우는 날 (Dia de la quema del diablo)”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과테말라 마을의 이웃주민들이 함께 모여 이 날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과테말라 사람들의 오랜 전통


불태워지는 거대 악마인형


악마를 불태우는 날의 기원은 스페인 식민 시절부터 시작됐습니다. 과테말라 지역은 스페인에게 정복된 이후로 가톨릭 종교를 받아들였고, 연말이 되면 성모 마리아를 경배하고 사탄을 쫓아내는 종교적 행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악마 모양을 한 형상을 불태우는 전통이 생겼는데, 과테말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장롱 뒤나 침대 밑, 방구석 등에 악마가 몰래 숨어 지낸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형상을 한 인형을 태움으로써 집안의 각종 불운을 덜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우리나라의 달집 태우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년 정월 대보름마다 하는 전통놀이인 '쥐불놀이', '달집 태우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달집을 태우고 불길에 헌 옷, 부적, 머리카락을 태움으로써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한 액땜을 하는데요. 일종의 '액운 불살라버리기'가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에서도 '악마 불태우기'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오는 것입니다. 



환경오염


과테말라의 환경단체는 '악마를 불태우는 날' 행사 때 나오는 환경오염 물질에 대해 경고합니다. 사람들은 나뭇가지나 잎을 태우면서 동시에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같은 물건을 태우기도 하는데, 이때 다이옥신과 같은 암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주장입니다. 


이 날 6시만 되면 약 오십만 개의 불이 과테말라 전국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수십 개의 불을 피우는 것이 아닌 수십만 개의 불이 동시에 피워질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실제로 6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차 백만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날을 '사고와 오염의 날' (Día de la contaminación y accidentes)라 비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를 불태우는 날'은 여전히 과테말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연말 행사로 남아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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