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답게,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수많은 스테이크 음식점이 존재한다. 지난 글에서 아르헨티나의 스테이크 퀄리티를 찬양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훌륭한 스테이크 음식점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팔레르모 (Palermo)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레르모 지역은 우리나라의 홍대와 같은 곳이다. 뉴욕의 소호를 본떠 만든 '팔레르모 소호' 지역에는 아기자기하고 트렌디한 상점들이 많이 있다. 옷가게뿐만 아니라 귀여운 디저트 가게, 카페, 클럽 등 다양한 상점들이 밀집해있다.
이곳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를 대표하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있다. 과테말라 거리 4699번지에 위치한 2018년 돈 훌리오 (Don Julio)가 대표적이다.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돈 훌리오는 <2018년 중남미 베스트 음식점> 6위에 오르며 남미 대륙 전체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남미 레스토랑 링크는 여기에!)
팔레르모 지역에는 돈 훌리오만큼 버금가는 스테이크 집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라 카브레라 (La Cabrera)'라고 불리는 레스토랑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활하는 동안 딱 한번 큰 마음먹고 가본 레스토랑이었는데, 이곳에서 먹은 미디엄-레어 꽃등심은 내 28년 인생에서 제일 맛있었던 '인생 스테이크'로 남아있다.
라 카브레라의 유일한 단점을 꼽으라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가격이다. 그래서, 팔레르모에는 라 카브레라를 대체할 '저렴하지만 훌륭한' 스테이크 집이 있다. 라 카브레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라 오르미가 (스페인어로 개미를 뜻한다)라는 스테이크 집이다.
라 오르미가에서는 한화로 약 2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육즙이 흐르는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소의 등심 부분을 요리한 비페 데 초리소 (Bife de Chorizo) 맛이 일품이다. 고기를 시키면 적당한 양의 밥과 함께 감자튀김과 샐러드가 나오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라 오르미가에 간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프로볼로네 (Provolone) 치즈다.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프로볼로네 치즈를 숯불에 구운 요리인데,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치즈 향이 일품이다.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요리로 강력 추천!)
푸에르토 마데로 (Puerto Madero)
팔레르모 지역 외에도, 푸에르토 마데로라고 불리는 동네에 유명한 스테이크 전문점이 있다. 푸에르토 마데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중 하나로써, 높은 빌딩들이 모여있는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면, 수준 높은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플라타 강변의 아름다운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푸에르토 마데로에는 강가를 따라 일자로 펼쳐진 거리에 상점들이 모여있다. 이곳에서는 카바냐 데 라스 릴라스 (Cabaña de Las Lilas)와 미라솔 (Mirasol) 스테이크 집이 대표적이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상당히 고급진 분위기에서 최고 퀄리티의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레콜레타 (Recoleta)
에바 페론이 묻힌 공동묘지로 유명한 레콜레타 지역에는, 라 클로틸드 (La Clotilde)라는 스테이크 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스테이크 요리뿐만 아니라 곱창, 모르시야 (아르헨티나 순대 버전), 등심, 안심 등 다양한 고기 부위가 있는 모둠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인기가 많다.
사실 라 카브레라나 미라솔 같은 음식점처럼 고기 맛이 최상급은 아니다. 하지만 4-5명의 사람들과 함께 간다면, 다양한 고기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식당이다.
길거리 (En la calle)
아르헨티나에서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소고기 요리를 찾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요리가 바로 '아사도 (Asado)'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식 바비큐다. 아사도는 소의 갈비 부위를 오랜 시간 불에 구워낸 음식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축제나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면, 길거리에서 아사도를 굽는 고소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비록 소고기는 아니지만, 길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음식은 바로 초리소 (Chorizo)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식 핫도그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핫도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엄청난 두께의 소시지를 숯불에 구운 뒤, 피코 데 가요 (Pico de Gallo - 토마토 절임), 치미추리 (실란트로, 파슬리가 들어간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배부르게 즐길 수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텔모 시장의 남쪽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카우보이 노래와 함께 맛있는 고기 굽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바로 산텔모 시장을 대표하는 야외 초리소 장터다. 전 세계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만큼, 일반 동네에서 파는 초리소보다 조금 비싸지만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맥주와 함께 맛있는 초리소 음식을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