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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환 Feb 01. 2020

[오늘의 私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동대학살


 1923년 9월, 일본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역에 지진이 발생했다. 급작스런 재앙으로 사회는 혼란에 빠졌고,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거나 불을 지르고 다닌다’는 유언비어가 확산됐다.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을 무참히 학살했다. 이를 ‘관동대학살’이라 부른다.


 인간은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제물을 찾는다. 그리고 제물을 희생시키기에 앞서 분노를 장착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은 인간에게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분노로 내면의 양심을 마비시킨 후 드디어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관동대학살이 그랬고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그랬다.


 돌이켜보면 어이가 없을 만큼 황망하고 잔혹한 역사지만 그 당시 일본인들이라고 해서, 독일인들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악의 성향이 강했을 리 없다. 그저 평소의 차별, 다소의 편견이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양심을 태워 없애는 불쏘시개가 되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속에 중국인에 대한 경계와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 관동대학살을 보며 ‘어찌 저럴 수 있을까’ 분노하면서도 정작 아무 생각 없이 두려움을 혐오 또는 분노로 키워나가고 있다면, 그 얼굴에 죽창을 든 자경단의 눈빛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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