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계정을 만들고 길고 짧게 글을 써 온 지 1년 반이 지났다. 100여 편이 조금 넘는 이야기 중엔 몇 해 전에 쓴 것도 있고 그날그날의 단상을 끄적인 것도 있다. 처음 엮은 브런치 북의 글들은 한없이 무겁고 어둡다. 조회 수가 적은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전자 앞 양복점집 딸 2>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나를 세상에 있게 한 아버지와 엄마에 대한 마음을 전할 길은 그것밖에 없기에. 처음 브런치 계정을 만든 이유 또한 그 때문이기에. 그러나 속의 것들을 꺼내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꺼내기를 주저하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사흘 사이, <동네에서 전 팀장님을 마주쳤다>의 조회 수가 5000건을 넘었다. 제목을 뽑을 때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확실히 '퇴사'라는 키워드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마력이 있나 보다.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으나 무작정 행할 수는 없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람들의 클릭을 유발하나 보다. 물론 이 엄청난 조회 수는 브런치 스토리 메인 화면에 이 글이 걸렸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안다. 애당초 구독자 수 72명으로는 산술적으로 나올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하루가 멀다 하고 내 브런치의 조회 수가 폭 고꾸라질 것도 빤히 안다. 이미 두어 차례 그런 경험을 했다. '조회 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브런치 알림을 받았을 때 크게 동요하지 않은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기쁘다기보다 '이러다 말건데 뭐.' 했다. 그리고 좀 창피했다.
아, 누가 썼는지 알 사람은 다 알겠군.
뒤늦게 낭패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글이 쓰고 싶은가 생각한다. 글감은 사소해도 잠시 어떤 장면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글. 그리하여 어떻게 이야기가 끝날지 궁금하게 하는 글. 그러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고 마지막엔 웃음을 주는 글.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조회 수가 몇이 나오든 상관없이.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