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자정 무렵 서둘러 글을 올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목요일 오전, 조회 수 1000건이 넘었다는 알림이 오더니 몇 분 간격으로 1000 단위로 갱신됐다. 평소 100건 이하의 조회 수를 유지하는 이로서 카카오에서 다음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을 노출했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5000건이 넘었을 때 피시를 켜서 브런치 계정에 로그인했다. 왼쪽 메뉴 세 번째 버튼를 눌러 통계를 확인했다. 유입 경로를 살펴봤다. 역시나 다음과 구글. 모바일 다음. 카카오를 통해 들어온 경우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다 메일.다이소.시오.케이알이 눈에 띄었다. 음. 기업 차원에서 크롤링하다 들어왔나 보군 했다. 그러고 머지않아 첫 댓글이 달렸다.
읽는 순간 뜨끔했다. 그럴 수 있겠다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의 사이. 내 글에 비약이 심했구나와 어떻게 모든 측면을 다 거론하면서 '그래서 내 생각은요'라고 장황히 얘기해의 사이. 핀트가 어긋난 유머와 위악과 모순과 자조의 사이. 그 많은 지점들에서 이 글이 오독되는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남편과 공원 산책을 나갔다. 남편이 그랬다. 역린을 건드린 것 같다고. 다이소는 100 사람에게 100 가지의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용하는 곳인데 그 의도가 어떻든 한 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결론을 내린 것이 사람들은 언짢은 것 같다고 했다. 응 그런 것 같아. 그거까지 미처 생각 못 했어.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밤 11시. 조회 수는 2만 건을 넘었다. 뒤에 달린 댓글일수록 날것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자꾸 들여다보고 있으니 차라리 글을 지우라고 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남과 내 생각이 다르다고 내 생각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건 독자도 마찬가지일 거였다. 다만 그렇다 해도 조롱은 보고 있기 힘들었다. 의견은 존중하지만 조롱까지 존중할 수 없었다. 싸우자고 흠집 내자고 기분 나쁘라고 던지는 말에 수비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였다.
2년 가까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이렇게까지 큰 반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라이킷 서른 개 정도가 다였다. 소재 자체가 뜨거웠는지와 상관없이 글에 비약이 있었다는 것을 깊이 인정한다. 소재나 주제보다 중요한 건 표현의 신중함임을 값지게 깨닫는다. 또 어떤 댓글이 달릴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