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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슴푸레 Feb 26. 2024

번지수(를) 잘못 찾다

  혹시 누구 누구 아세요?
저 누구 누구랑 뭐뭐 한 사이예요.
저 어디 어디 학교 나왔어요.


  초면에 안 하려고 무던히 애쓰는 말들. 뱉는 즉시, 전면 승부를 피하려는 시커먼 속내가 금방 탄로 날 것 같다. 빨리 친해지고 싶고 상대가 어서 날 알아줬으면 해도 참고 참는다. 그 맘이 커져 기어이 입 밖으로 내면 "번지수 잘못 찾으셨어요."라는 말이 돌아올  같다. 상상만으로 뜨거워지는 얼굴. 어쩐지 상대는 이런 마음일 듯싶다.


    과거의 한 지점으로 현재나 미래를 묻어 가려는, 게으르고 못된 마음.

    쉽고 빠르게  눈에 들려고 하는 다소 깜찍한 반칙.

  

    이제 패는 들은 자의 것.

    내 세계에 당신을 들이고 말고는 순전히 나의 권리.


    그러니 나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말 것.

    어차피 얕은 수로 개인적 친분을 위시한 건 당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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