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슴푸레 Aug 28. 2024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다. 답답하거나 걱정스러운 일이 있을 때 가끔 보낸다. 따라서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다는 말은 답답하거나 걱정스러운 일이 있다는 뜻이다.


 라디오에 사연이 소개되면 끌어안고 있던 고민이 관적으로 들린다. 그러다 진행자가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면 즉시 주관적으로 변한다. 마무리 멘트가 끝나고 선곡된 음악이 흐르면 감정이 휘몰아친다.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진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기쁘게 하고 동시에 가장 아프게도 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했다. 그건 다름 아닌 내 아이. 질풍노도를 관통하고 있는 내 아이. '사춘기'라는 말은 뭔가 낮보는 것 같아 쓰지 않으려고 몹시 조심한다. 대신에 '청소년기'를 쓴다. '청소년기'라는 말은 담백하다. 아무런 편견도 감정도 들어 있지 않다.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가는 과도기.


그러므로 불안하고 기복이 심하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건
이 시기를 겪는 아이의 정서적, 인지적, 신체적 불균형 때문이지
내 아이가 이상해서가 아니다.   


  나를 아프게 찌르는 말을 묵묵히 듣는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저렇게 아픈 말을 가슴에 품고 있는 저는 얼마나 더 아플까 생각하고 눈을 감는다. 아프지만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내게 줄 수 있어서.  


#청소년기#너는흔들려도나는굳건해야하는데#네가아프니#엄마는더아프다#Iseeyou#lloveyou#클래식라디오FM#사연소개

매거진의 이전글 둘째의 개학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