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나아가고 있으니 좋아지고 있다고 믿었다. 좋은 날은 더욱 그랬다. 그러나 좋았던 날은 그렇지 못한 날로 금세 덮어써졌다. 어떻게 좋기만 해. 약해질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면서 바랐다. 좋지 않아도 좋으니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좋지 않아도, 여전한 것 같아도, 나빠져 보여도 나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어제는 안이었는데 오늘은 밖이다. 오늘은 밖인데 내일은 안일지 모른다. 안팎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하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은 같이 간다. 뒤틀린 생의 곡면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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