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한강에 갔다. 다리 밑으로 흘러가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밤은 이슥했고 수평선을 따라 흰 불빛이 큐빅처럼 빛났다. 아래로 아래로 강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속을 알 수 없는 강심에선 마치 흐르지 않는 것처럼, 얕은 강바닥에선 저 혼자 흐르는 것처럼 하얗게 여울져 강물이 흐르고 흘렀다.
무턱대고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오래 보면 보였다.
강물이 말했다.
다 같아 보여도 흐르는 속도는 다 다르다고.
하여 그 속도 다 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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