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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g Yoo? 설마 그 Gong Yoo?

by 어슴푸레

브런치의 통계를 보다 보면 검색으로 들어와 글을 읽었겠구나 짐작되는 때가 있다. 드물게는 그중 몇몇이 이 브런치를 구독하기도 하는데, 누군가 나를 팔로잉했다는 알림이 오면 그 누군가의 브런치를 방문한다. 그 누군가에는 글을 쓰지 않는 '순수 독자', 꽤 유명한 '출간 작가', 같이 글을 쓰는 '글벗'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헛! 동네 내과에서 딸애의 독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중, 징 하고 울린 브런치 알림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로마자로 표기된 'Gong Yoo'와 하관이 반쯤 나온 팔로워의 사진을 확인한 순간, 손가락이 갈 곳을 잃고 허공에서 멈췄다.


'한국 배우'로 직업이 표기된 'Gong Yoo' 님의 브런치에는 발행된 글이 없어 보였다. 상단 왼쪽에 66명의 팔로워 수와 1,326명의 팔로잉 수가 기재되어 있을 뿐이었다. 66명의 팔로워 수가 있다는 것은, 과거 글을 쓰기도 했음을 의미하는 건가. 혹 발행했던 글을 모두 '작가의 서랍'으로 돌려 놓음을 의미하는 건가. 이쪽저쪽으로 생각이 번지다 문득 궁금해졌다. 자연인 '공지철' 님은 어떤 글을 쓰고 어떤 글을 읽는 사람일까.


그러나 그 브런치에서는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배우 'Gong Yoo'가 아닌, 일반인 '공지철' 님의 생각을 따라갈 길은 요원했다. 작가님들의 기발행된 글 가운데 가장 처음 것을 찾아 읽으며 글을 쓰기 시작한 동기가 무엇인지, 그 작가의 글 쓰는 원료는 무엇인지 파악한 후 차례차례 정주행하듯 정독하는 나로서는 아쉬움이 몹시 컸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로 배우 'Gong Yoo'를 이해하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연스레 생각은 안으로 향했다. 'Gong Yoo' 배우님은 어떤 경로로 이 브런치의 글을 읽게 된 것일까.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여주인공(정유미 배우)이 카페에서 커피를 쏟자, 직장인 무리가 뱉는 대사 "저거 어떻게 치우냐 윽. 정말 맘충."을 소재로 쓴, <말이라고 다 말인가>라는 글을 우연히 읽고 들어온 것인가. 아니면 큰 조회수로 가끔 브런치 메인에 걸렸던 글을 우연히 클릭해 닿게 된 것인가. 계기가 어떻든 320여 편이 전부인 이 브런치를 구독했다는 것은 신선한 '사건'이자 '충격'이었다.


작년 12월 13일, 탄현 도서관 강연회에서 청중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생각그물을 따라가 보면서 여러분의 한 단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차를 타고 오면서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연결이었어요. 여러분이 이 강연을 신청해 주시지 않았다면 이 자리는 없었을 거예요.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이 계시지 않으면 제가 쓰는 글도 의미가 없을 것이고요. 이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첫 번째로 연결을 생각했지요. 그다음으로 사랑을 생각했어요. 상대를 향한 마음과 행동이 게으르지 않은 사랑. 사는 동안 그런 사랑을 해야겠다고요. 그러므로 저에게 중요한 한 단어는 연결과 사랑이에요. 아무쪼록 나의 한 단어를 찾아서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를 바라요.


'Gong Yoo' 님의 구독으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세상은 연결임을.
우주의 인드라망 속에서
우리 모두는
이 구슬이 저 구슬을 비추듯
서로 무한히 연결되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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