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금 여기

간밤에 선생님은

by 어슴푸레

불 꺼진 방에 무릎을 세우고 웅크려 있었다. 반쯤 열린 창문에서 뭔가 펄럭이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었는데 돌아가신 조찬용 선생님의 시,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가 창문에 붙은 채 나부끼었다. 가져다 붙이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지. 깜짝 놀라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시를 사무치게 읽었다. 잘 보이지 않아 눈을 부릅뜨고 부릅떴다. 그러다 잠에서 깼다.


간밤에 선생님은


어두운 방에 앉아 있는 제자가 안쓰러워 찾아오신 것일까.

이제 그만 방에서 나와도 된다고 말씀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저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시로써 나타나셨던 것일까.


오랜만에 책장에서 선생님의 유고 시집을 꺼내 펼쳤다.

시의 마지막 네 행에서 눈물이 툭 떨어졌다.



당신을 위한 내 간절한 눈을 봐줘
죽음을 견디고 새순이 돋는 당신의 모습이 저편에 있어
아직 피지 못한 새끼들 생각도 해보라고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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