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寫經)을 시작했다

by 어슴푸레

쌓아 둔 책 더미 속에서 ≪반야심경≫ 사경책을 뽑아 들었다. 왼손으로 책등을 잡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책장 뭉치에 대고 앞에서 뒤로 움직였다. 촤라락. 종잇장이 한 페이지씩 빠르게 넘어갔다. 그만 미루자. 결심을 하고 연필과 지우개를 챙겨 책상 앞에 앉았다. 연필대에 힘을 주고 한 글자, 한 글자 ≪반야심경≫을 베껴 썼다.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오온이 공함을 비추어 보지 못하니 여태 이 고통 속에 있지.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顛倒夢想 究竟涅槃


걸리는 마음과 두려움에 끌려다니니 뒤바뀐 망상에 내내 미혹돼 있지.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그럼에도 불구하고 눌러썼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 무한한 깨달음을 이루자는 진언을 세 번 꾹꾹.


붙잡히지 않는 일념을 글자 속에 꽁꽁 묶어 버릴 것처럼.

그 한 생각이 까만 연필심에 짓눌려 영영 힘을 못 쓰게 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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