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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의 찰나

머리카락을 줍다가

by 어슴푸레

몸의 가장 윗부분에서

거드름스럽게 아래를 굽어보던 머리카락이

침대 스프레드 측면에 착 붙어 앞날을 도모하고 있다.


헤쳐 모여!


옆으로 옆으로 담쟁이덩굴처럼 뻗으면

다시 머리 위로 오를 기적이 생기리니.


검고 긴 미련이 검질기게 들러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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