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의 찰나

모로 눕다

by 어슴푸레

조심조심.


깨지 않게 팔베개를 풀고 찬찬히 딸애를 본다.

불 꺼진 방에서도 금세 눈에 익는 아이의 눈, 코, 입.


돌아누운 내 쪽으로

머리, 어깨, 엉덩이가 육지처럼 볼록하다.

안쪽으로 고요가 만(灣)처럼 굽이졌다.


아이의 하루가 깊고 둥그렇게 모로 누워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폭설 주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