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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의 찰나

빛의 걸음걸이

by 어슴푸레


거참, 가소롭군.


처음엔 유리창이 우스웠다.

너 따위가 나를 막아서다니.

또박또박 걸었다.

그러나 곧

거울, 탁자, 의자에 꽁꽁 묶였다.

그들 너머로 그들을 쏙 닮은 그림자가 생겼다.

그들이 불투명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졌다.


팽팽히 대치했다.


그림자가 커질수록 나는 점점 더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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