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기한이 지나 붙들려 온 요구르트가 말간 빛을 띠고 나를 바라본다.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정말 날 버릴 거야?
'다 터서 떠 먹는 요구르트라도 만들까.'와 '둘이서 이 많은 걸 언제 다 먹어.'를 수없이 갈팡질팡. 하는 수 없이 개수대에 흘려 보내고 물을 틀어 병을 씻어 헹군다. 입을 벌린 채 서 있는 요구르트병 다섯 개엔 이제 아무 표정이 없다.
어디 나사 하나 빠진 듯 살다 보면 애꿎은 음식들만 냉장고에서 떨려 나간다.
이렇게 또 음식에 죄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