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찌르르하다. 진지하고 걱정스럽게 구름을 응시하는 두 여성의 표정이 흑판만큼이나 무겁고 비장해서. 하늘을 떠가고자 했던 구름이 끝내는 비로 바뀌어 눈물처럼 내리고 있어서. 그럼에도 구름 속에선 번갯불 같은 섬광이 번쩍이고 있어서. 빗물이 땅으로 스며 사라지지 않게 밑을 받치고 있는 손이 고맙고 든든해서.
그림의 제목을 보고 '아!' 했다. <작년에 만난 거품>.
어제도 만났고 오늘도 만났고 내일도 만날 내 가능성과 미래. 그것이 당장은 '거품'으로 판명됐다 해도 미련스레 믿고 싶다.
어느 구름에 비 올지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