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얻어내는 행복

영화 <퍼펙트 데이즈>

by 라떼

무심히 반복되는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을 다룬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우리 삶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 영화이다.


히라야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고 콧수염을 다듬고 캔커피를 하나 뽑아 출근하여 공중화장실 청소일을 시작한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 늘 같은 목욕탕에서 씻은 후 똑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로 저녁을 먹고 자기전에 책을 읽는다. 정해진 틀에서 거의 벗어남이 없는 그의 단순한 루틴, 지겨울 것 같다.


하지만 히라야마는 그 루틴 속에서 행복하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설 때 하늘을 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을 보며 그는 환한 미소를 늘 짓는다. 대충 시간이나 때우려는 그의 동료 타카시와 달리 그는 공중화장실의 변기를 장인정신을 발휘하듯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거울로 비춰보며 완벽하게 청소한다.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성취감을 얻는 것 같다. 사실 퇴근 후의 그의 삶도 늘 혼자이기에 그는 일하면서 얻는 기쁨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름 카메라로 나뭇가지 사진을 늘 찍어 인화하여 보관하는 게 그의 유일한 취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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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일과 자연에만 반응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도 인간이기에 사람들에 반응한다. 그 폭이 여느 사람들에 비해서는 매우 적을 뿐이다. 사고뭉치 동료 타카시를 위해 데이트 자금을 빌려주기도 하고 가출한 조카 게이코를 돌보고 주말에 가는 식당 여주인을 마음속으로 좋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배신도 하고 실망시키기도 하지만 자연과 일은 그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를 내려놓고 나무와 일을 좋아하는 것에서 그만의 행복을 얻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며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아름다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더 큰 울림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많은 것을 잃거나 혹은 많은 것을 가지지 못했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고 이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퍼펙트한 소유(풀소유라고 부르기도 한다)만을 꿈꾸는 사람들은 절대 가질 수 없는 나만의 '퍼펙트 데이'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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