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4

by 세준


흐릿하고 탁한 그 선을 볼때면


학창시절 깎아쓰던 연필이 생각나


날카로울수록 부러지기 쉽고


뭉툭하게 변해갈수록

나의 글씨는 멍청해져갔던


연필의 끝엔 작은지우개

하나가 달려있어

나와 함께 했던


작았던 지우개 였어도

내가 지우고 싶은걸

지우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지금은 왜인지 심도

부족하지않고

지우개도 엄청 큰 터인데


왜인지 지울것도

쓸것도 없어졌다


흐릿한 회색 선으로

그어진 경계선이

지워져서 일까?


아니면, 바보같이

보이지도 않는 희망을

그리고 있어서 일까?


연필로 적어내려가는 수필이

조금은 어색한 오늘과 내일


왜..하필 나는

글을 좋아하게 된건지


후회하는건 아니지만


흐릿하게 번져가다가 끝날까봐

무서워질때가 가끔씩 있다.


그럴땐 키보드에서 손을떼고

연필을 잡아 지워지지 않는

나의 다짐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공책에 적는다.


항상 써내려가지만 아직 흘러내려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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