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장미:12

얼어붙은 야생화

by 세준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서
빠져들었다


만지고 싶고 매일 부르고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너에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선 그만,


날카로운 가시의 묻은 독에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매서운 바람과
반갑지 않은 주변의 시선 속에
얼어붙었다


이렇게 온몸이 마비가 될 정도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다


팔다리가 잘려도 알아채지 못할 거야
두툼한 불안 한 덩어리가
내 어깨에 앉고선 속삭인다.
"점점 무너지고 있어 계속 이렇게만 해"


난 기분이 무척 나빴고
이 정해진 레퍼토리에 맞추고 싶지 않았다
난 이곳에서 멈추고 싶지 않으니깐


하지만 그것 역시 생각뿐
현실의 나의 주변엔 여전히
나쁜 것들이 나에게 붙어있는 기분.


몸에 해로운 건 줄 나도 눈치챘지만
내 힘으론 어찌할 도리가 없다


술을 마셔도 몸이 뜨거워지지 않는다
남들이 보기엔 열정을 가진
앞날이 창창하고 부자가 되어
잘살 것 같은 나지만
나는 고민과 걱정 속 혹한 안에서
얼어붙은 한 사람일뿐이다


이곳에선 그 어떠한 바른 판단도 할 수 없다.
이겨내야 하는 걸 알지만
질겨도 끊어내야 하는 걸 알고 있지만
이빨이 부서지도록
이 고민의 끝을 물어뜯는다.
나의 따뜻한 봄은 올 것인지,


이곳에서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얼어 죽을 것인지
내가 향하는 발과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의지에


달려있다는 걸


다시 녹일 수 있을까?



나는 다시 피어 날 수 있을까?
묻고 또 묻고
이곳에서 묻히기 않기 위해
계속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

keyword